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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송이/나의 기본기 다지기

재무제표 번외편 - 무형자산

2021. 8. 24.

안녕하세요. 유월입니다. 

 

지난주에 테슬라에서 AI데이를 가졌습니다. 이 발표를 통해, 테슬라의 AI에 대한 비전과 계획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재무제표와 같은 수치를 보는 사람에겐 어쩌면 의미가 없는 발표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당장 매출을 높여주지도 않고, 생산성을 높여주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아직 제대로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말하며 사람을 현혹시키는 발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발표가 장기투자를 하는 입장에선 유심히 보면 좋은 발표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무형자산에 있는데요. 무형자산은 재무제표에 포함시키기 굉장히 어려운 수치입니다. 물론 무형자산의 가치가 써져있는 재무제표를 볼 수 있지만, 그 항목이 모든 무형자산의 가치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우리는 주식투자를 할 때, 이 무형자산을 반드시 참고해야합니다.

※ 저는 이 개념의 중요성을, 이효석 팀장님의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책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이 글은 책의 내용을 정리한다기보단 제가 요즘의 상황에 이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피부로 점점 느껴 저의 생각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책의 내용이 들어갈 수 있지만, 저의 생각도 섞여있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중요해지는 무형자산의 가치

전통적인 방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주가

테슬라의 주가는 2020년엔 약 700% 정도 상승했고, 2021년 초에는 잠깐이지만 시총 5위인 페이스북을 따라잡고 시총 5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시총 5위가 되었던 1월에 테슬라의 PER은 1300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조정을 받아 많이 떨어진 현재도 350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시점에서 바라본다면, 이 주식은 정말 미쳤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논란이 많았죠. 주식을 처음 시작했던 저도 저게 무서워서 테슬라에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 가장 후회하는 선택 중에 하나로 남아있죠.. 하지만 2021년 8월이 끝나가는 지금도 PER은 300대 중반을 계속해서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투자자들이 모두 이성을 잃어서 시가총액이 주당 순이익의 300배가 넘는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어느 정도는 맞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 바로 무형자산의 가치에 더 주목을 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그렇다면 전통적인 관점에선 높은 주가를 가진 이 기업들은 도대체 어떤 '보이지 않는' 자산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효석 팀장님의 책에선 경제 구조의 변화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유형자산이 중요한 제조업에서, 무형자산이 중요한 서비스업으로 사회가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과거 시가총액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11년 2분기와 2021년 2분기 시가총액 상위 기업 비교

좌측의 2011년 시총 상위 기업을 보면, 대부분 석유, 건설, 원자재와 관련된 기업입니다. 하지만 그 기업들은 한 1개도 2021년에 남아있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죠. 2021년의 시총 상위 기업들은 흔히 '테크주'라고 불리는 기술 관련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것만 봐도 세상이 아주 크게 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2021년 현재 상위권에 있는 기업 모두가 2011년 상위권에서 멀어진 기업들보다 더 나은 매출과 수익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제조업의 기업들은 대부분 아직도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의 격차가 생기게 된 이유는 바로 무형자산이 만들어낸 주가의 프리미엄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위권의 주식만 예로 들면, 애플은 기업의 좋은 평판과 브랜드 가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은 과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페이스북은 네트워크 효과 그리고 테슬라는 전기차에 대한 압도적인 성능이 될 수 있겠습니다.

 

 

무형자산의 특징

그렇다면 무형자산의 특성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효석 팀장님의 책에 나온 설명에 의하면, "무형 경제 내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한계 비용은 낮지만 제품 혁신이나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투자가 요구된다."라고 합니다. 즉 초기에 엄청난 기술과 비용 그리고 시간이 필요한데, 신생 기업은 이미 대기업들이 구축한 무형자산와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보다 더 많은 돈과 인력 및 기술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빅테크들은 겹치는 영역없이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확실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책에서 나온 수치를 보면 R&D 상위 2000개의 기업중에서도 상위 기업으로 갈수록 R&D 투자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커진다고 나옵니다. 상위 5%에 해당하는 글로벌 100개 기업이 R&D의 54%, 특허권의 48%, 상표권의 27%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정도의 수치가 나오게 되면 사실상 경쟁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무모한 행위라고 보여질 정도입니다. 

 

어쩌면 말한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Zero to One'에서 피터 틸이 말한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라는 말이 공고한 무형자산을 구축해 후발 주자가 경쟁을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만들라는 말 같습니다. 

 

 

 

 

 

 

무형자산에 대한 판단 (개인적 생각)

※ 여기서 부터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에 가깝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느낀 점은 단순히 좋은 무형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좋은 주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무형자산에도 대략 2가지의 형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 가치로서의 무형자산 (가치무형자산)

가치무형자산은 말 그래도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무형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다시피 무형자산의 규모를 계산하는 것은 아주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치무형자산이 어떤 것인지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2개의 평행세계가 있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한 곳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그리고 다른 한 곳은 애플과 삼성이라는 신생기업이 막 스마트폰을 발매한 세계입니다. 그리고 이 두 세계에서 같은 핸드폰이 발매가 됩니다. 다만, 삼성의 핸드폰이 애플보다 성능이 조금 더 좋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선 아이폰의 매출이 100이 나왔다고 했을때, 다른 평행세계에선 애플의 스마트폰 매출이 40이 나왔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같은 스마트폰이 기업의 브랜드 가치의 유무에 따라 만들어낸 차이가 60이라고 하면 이 차이는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만들어낸 차이라고 볼 수 있겠죠.

 

구글도 마찬가지 입니다. 과거 우리나라가 네이버와 다음이 경쟁을 했던 것처럼 구글도 다른 경쟁자가 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매출이나 실적이 안좋았을겁니다. 다른 기업과 경쟁도 해야하고 사용자도 더 적었을테니까요. 그렇다면 지금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의 수가 구글의 가치로서의 무형자산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죠.

 

가치로서의 무형자산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있는 무형자산의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수익을 창출할지 예상을 하긴 어렵지만, 수익을 창출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은 알고있는 것이죠.

 

2. 기대로서의 무형자산 (기대무형자산)

기대무형자산은 쉽게 말해 아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 자산을 기대무형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투자자들이 만들어내는 자산이라고 생각하는데 투자자들이 가치로서의 무형자산이 되길 기대하며 선제적으로 만들어낸 형태의 무형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무형자산의 형태는 전통적인 회계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주가를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대무형자산은 유동성이 늘어난 시대가 만들어낸 결과로서 미래에 성공할 것 같은 기업에 먼저 투자하는 방식이 만들어낸 무형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한 엄청난 SPAC과 IPO붐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기대무형자산은 풍선과도 같아서 계속해서 새로운 기대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바람이 새어나갑니다. 그래서 바람을 계속 채워줘야 이 무형자산의 규모가 유지될 것 입니다.

 

이 풍선의 바람을 잘 채워준 기업은 테슬라가 있고, 그렇지 못한 기업으론 니콜라가 있습니다. 테슬라는 계속해서 투자자들에게 바람을 넣어주는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배터리데이 그리고 최근 AI데이까지, 지금 당장의 실적을 개선시켜줄 것 같지 않지만 더 미래의 테슬라를 꿈꾸기에 좋은 내용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발표를 통해 어떻게 진행이 되어가고 있으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투자자가 보기에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풍선의 바람을 유지할만한 가치를 충분히 보여준 것이죠. 

 

반면에 니콜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풍선에 가득찬 바람을 유지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아직 공장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투자자들에게 수소 차량에 대한 엄청난 혁신이나 기술을 보여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초반 상장할때, 공기를 한 번 쭈욱 흡수를 하고 이 풍선에 대한 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이죠. 그러니 풍선은 자연스레 바람이 빠지게 됩니다. 오늘 주가를 보니 고점기준으로 정확히 1/6로 떨어졌군요. 투자자들의 기대로만 만들어진 기업이 기대가 빠졌을때 나오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을 합니다.

 

 

 

 

 

 

무형자산 유형에 따른 투자계획

앞서 저는 무형자산을 가치무형자산과 기대무형자산으로 분류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해야할까요? 일단 저 2가지의 분류로 나올 수 있는 형태는 총 3가지 입니다. 이 세가지 케이스를 한 번 설명해보겠습니다.

 

※ 해당 내용은 주가수익을 염두하고 쓴 글입니다. 참고바랍니다.

 

1. 가치무형자산 ONLY

가치무형자산을 대부분의 무형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기업은 나쁜 기업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공격적인 투자자분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기업일 확률이 높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무형자산으로 돈을 확실히 벌고 있지만 앞으로 엄청난 성장을 할 것 같은 기대가 많이 들지 않는 기업이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들수있는 기업들로는 비자(V), 오라클(ORCL)이 있습니다. 이 2개의 기업은 각자의 분야에서 확고한 지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업은 벤치마킹을 따라가는 기업정도로 있지 알파헌팅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는 분류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이런 기업들을 가치주라고 부르고 있죠.

 

2. 기대무형자산 ONLY

기대무형자산이 크게 구성된 기업은 정말 위험한 주식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앞서 말했던 SPAC 주식들이 엄청난 기대에 만들어진 무형자산을 보유한 기업들입니다. 이들이 제시하는 꿈은 정말 엄청 매력적입니다. 너무나도 매력적이여서 이런 기업에 매료되기 쉽습니다. 문제는 그 매력에 매료되어서 꿈이 현실이 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역경 그리고 난관이 있을지를 고려하지 않게 합니다. 

 

이런 기업에 투자를 하면 정말 엄청난 수익을 거둘것입니다. 하지만 그 만큼 확율이 낮은 투자라는 것도 유념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3. 가치무형자산 + 기대무형자산

아마 우리가 장기적인 투자를 하면 가장 좋은 종류의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의 가치무형자산을 구축했지만 앞으로 만들어나갈 기대무형자산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기업을 의미합니다. 사실 이 조합의 경우에는 역시 비중이 중요합니다. 예시를 통해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가치무형자산이 핵심인 기업 (ex, 애플)

애플은 이미 확고한 가치무형자산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기업이 엄청나게 커져서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 같지 않습니다. (이익이 아니라 성장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성장을 멈춘것도 아닙니다. 과거 아이폰 판매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여 애플의 성장에 한계가 보일것으로 생각을 했으나, 애플은 그 이후로도 에어팟이나 M1 반도체 등 계속해서 신제품을 발표함으로써 가치무형자산의 영역을 확장하고 기대무형자산의 크기를 유지 혹은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만약 애플이 계속해서 아이폰만 파는 기업으로만 남아있었다면 가치무형자산 ONLY의 기업으로 남아있었을수도 있었죠. 하지만 애플은 계속해서 기대무형자산을 유지하였고 그것을 현실화 했습니다. 이것이 애플이 현재 세계 시가총액 1위가 된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대무형자산이 핵심인 기업 (ex, 테슬라)

테슬라는 애플만큼 확고한 가치무형자산을 아직은 구축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 애플만큼 확고한 가치무형자산을 가질것으로 기대받는 기업으로 많은 투자자들에게 평가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평가가 현재의 시가총액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조금씩 그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또 새로운 기대를 심어주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AI데이를 통해 테슬라는 단순히 자율주행을 위한 AI가 아닌 단순하고 반복적인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범용성있는 AI를 만들어나갈 것을 예고했습니다. 그리고 AI데이에서 보여준 그들의 기술력은 이 예고가 전혀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 아님을 깨닫게 했을 것입니다. 

 

이런식으로 가치무형자산과 기대무형자산이 혼재된 기업은 시너지 효과가 엄청납니다. 수치를 들어 설명하자면, 한 기업이 가치무형자산이 50, 기대무형자산이 50으로 구성되어있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이 기업은 오랜 시간 끝에 혁신을 이뤄내어 가치무형자산이 60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면 기대무형자산은 40으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또 새로운 기대무형자산이 유입이 유입됩니다. 사람들의 기대는 끝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 커진 기대를 현실화할지 못할지는 다시 기업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고요.

기대무형자산에 주의할 점

기대무형자산은 매크로의 영향을 크게 받을 확율이 높습니다. 금리나 유동성에 따라 기대무형자산 시장에 존재하는 공기의 전체 양이 달라져 기대무형자산이 많이 구성된 기업일수록 풍선에 바람이 많이 빠져나갈 확율이 높습니다. 이 점은 기대무형자산에 투자를 한다면 어느정도 주의를 해야할 것입니다.

 

마무리

무형자산에 대한 저의 생각을 써봤습니다. 가치/기대 무형자산의 개념은 저의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저는 앞으로 기업마다 무형자산의 구성 또한 한 번 살펴보면서 투자를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여러분의 생각과 기준을 만들어 성공적인 투자를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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