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월입니다.
9월 또한 약간의 반등을 보여주는가 했지만, 어김없이 아직 우리는 박스권 안에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습니다. 저도 이런 박스권에 지쳐서 이제서야 좀 더 냉정한 시각에서 다가오는 더 큰 파도를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 몇 주간 정말 많은 자료와 영상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투자를 해야할지에 대한 그림을 그려봤습니다. 오늘은 포트폴리오 결산을 하기에 앞서 이 시장을 어떻게 해쳐나갈지 먼저 써보려고 합니다.
현재 시장 상황은 어떤가?
1. 미국의 인플레이션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현재 경제상황은 너무 좋습니다. 이것을 나타내는 첫번째 지표는 매주 발표되는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 입니다.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실업률은 단기적으로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필립스 곡선) 그러니 지금과 같이 인플레이션이 미쳐날뛰는 시점에는 오히려 실업률이 높아져야 인플레이션의 세기가 약화된다는 말이죠.
하지만 현재 매주 발표되는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고용시장이 아직도 이렇게 좋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의 흐름이 잡힐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흐름이 쉽게 잡히지 않는다면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 또한 금방 바뀌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업수당을 중요하게 봐야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대부분의 지표는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상반기에 가격 상승세가 엄청났던 식료품과 에너지는 이미 상승세가 멈추거나 하락세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지금 남은 지표는 주거비 가격과 실업률만 남아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실업률이 시장에 주는 직접적인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에 실업수당 신청건수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2. 미쳐버린 달러 (강달러)
현재 환률이 정말 말이 안나옵니다. 달러/원 환율은 1440원(1년전, 1180원)을 돌파했고, 달러/엔은 144엔(1년전, 111엔), 달러/유로는 1.02 유로(1년전, 0.82 유로) 그리고 달러/파운드는 0.9 파운드 (1년전, 0.74 파운드)로 달러의 가격이 미쳐올라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원화의 약세로 인한 현상이 아니라 달러의 강세로 벌어진 상황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죠. (달러를 제외한 다른 환종에 대한 환율은 큰 변동이 없음)
3. 중국과 유럽의 약세
중국 공산당은 반복적으로 확진자가 많은 도시를 봉쇄하는 강력한 방역 정책을 여전히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수 시장이 계속해서 망가지고 있는 와중에 중국 주택 구매자들이 대출금 상환을 거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소비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이 이렇게 흔들리고 내수 시장의 회복이 계속해서 더디다면 중국의 침체가 생각보다 길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변곡점은 시진핑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되고 난 이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어 향후 공산당의 향방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살펴보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바라본 유럽은 수 십년동안 부려오던 허세에 대한 비용이 이제서야 청구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은 수 십년동안 친환경에 대한 투자를 엄청나게 해왔고, 친환경에 대한 비중을 높히려고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화석연료에 대한 대체를 너무 안일하게 준비했고, 그 안일함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아직 수소, 태양광, 풍력만으로 유럽에서 사용해야 할 에너지를 전부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은 화석연료, 원자력과 같은 방법을 통해 어느 정도는 대비를 했어야 했지만,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싼 천연가스를 받아오는 선택을 했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이 충분히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종속되어 있다는 판단과 함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서야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에 종속되어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그건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에너지 안보적으로 안일하게 생각했던 유럽은 앞으로 몇년간 엄청난 고난의 길을 걸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고난의 길을 걷는 동안 EU가 어떻게 체제를 잘 유지할 수 있을지 또한 유심히 봐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인식하고 있는 현재 시장
1. 경기 침체는 이미 시작되었다.
미 연준은 금리 인상을 통해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실업률이 여전히 견조한 것을 보면서 연준은 더욱 높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실업률이 높아질때까지 미 연준은 분명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는 단순히 실업률 지표 하나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 연준은 실업률을 매우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지만, 분명 다른 경기 지표가 침체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 또한 염두해야 합니다.
만약 미 연준이 금리인하를 한다면, 그것은 인플레이션이 잡혔다는 신호가 아니라 경기침체의 신호가 잡혔다는 것을 의미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금리인하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저 인플레이션이 잡혔다는 신호라면 금리인하는 엄청난 주가 상승을 불러오지만,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금리인하는 단기적으로 더 큰 하락을 불러올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저는 경기침체로 인한 금리인하의 확률을 더 높게 보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최근 몇 년간 봐온 금리인하 → 주가반등의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 시장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2. 상승장이 올 확률은 매우 낮다.
많은 사람들이 거의 1년 가까이 되는 하락장에 고통 받으면서 "이제는 상승장이 올 차례"라고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어보입니다. 하지만 상승론자와 하락론자의 이야기를 듣고 종합해본 결과, 저는 여전히 상승장의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해결된 문제가 없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전쟁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러시아 경제 제재가 언제 종료될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전쟁에서 비롯된 유럽의 물가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으며, 러시아를 배제한 유럽의 에너지 문제가 해결되려면 최소 2~3년은 걸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게다가 중국은 도시 봉쇄같은 방역 정책을 유지함으로서 세계의 공장의 휴업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막연히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이지 못한 기대라고 생각합니다.
3. (추측) 어딘가 터질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상황에 분명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곳이 발생합니다. IMF때 대한민국이 무너졌고, 2012년 유럽 재정위기가 그러했습니다. 저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금리인하 시점을 경기 침체로 예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경기침체는 어떤 국가가 무너져서 발생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결국 어떤 국가가 무너져버리고,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장되고 침체가 더욱 더 퍼지면서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그런 시나리오가 벌어지지 않을까 예상을 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과거의 경험이 있어 중앙은행이 그것을 막을 수도 있겠지만요.
그래서 어디에 투자를 할 것이냐?
1. 현재 시황에서 미국주식의 매력도
현재 미국 주식의 주가는 많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관점에서 원화로 환산을 하게 되면 강달러의 영향으로 인해 생각보다 주가가 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강달러가 종료되었을때 오히려 환차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승 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기업에 대한 선별작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적어도 20~30% 정도의 상승여력을 가지고 있어야 장기적으로 다시 달러의 약세가 시작될 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저 정도의 상승 여력을 가지고 있는 투자처가 어디있나. 찾아보고 있습니다.
1. 배당주 투자는 자제
이번 달 초까지, 배당주를 편입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계속해서 자료를 업데이트하면서 지금 상황에 배당주를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배당율 때문이 아닌 환율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배당킹 리얼티인컴을 통해 설명해보겠습니다.
리얼티인컴
현재 가격 ($58) vs 1년 전 가격 ($64.4)
현재 원화 (81,200원) vs 1년전 원화 가격 (76,000원)
주가는 조정을 받았지만, 환율로 인해 저희는 해당 주식을 더 비싸게 사야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강달러가 종료가 된다면 우리는 환차손만 남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타이밍에 배당주를 편입하는 것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대형주 > 중소형주
중소형주보단 대형주를 더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젠 PDR(Price-Dream Ratio)이라는 말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젠 생존이 우선입니다. 기업들이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꿈을 이룰때까지 먼저 살아남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중소형주를 투자하기보단 현금흐름이 매우 탄탄한 대형주를 바라보고 있는게 좋아보입니다.
3. 장기채권
장기채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장기채 ETF (TLT)를 보면 주가의 하락이 52주 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고점대비 하락폭이 커서 좋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좋게 보는 이유는 금리인상의 한계 때문입니다. 금리 인상이 몇 번 더 남았다고 생각하지만, 오래지 않아 경기침체가 와서 금리를 다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다시 낮아진다면, 고금리에 산 채권은 아주 매력적인 매물이 될 것이니까요.
● 큰 흐름에 대한 나의 계획
제가 바라보고 있는 큰 시장의 흐름은 박스권을 유지하다가 경기침체로 인한 더 큰 하락이 올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준금리를 조금 더 인상을 하다가 경기침체로 인해, 다시 금리를 인하하는 흐름으로 바뀔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예상이라고 말은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변수가 종종 있겠지만 큰 흐름은 그렇게 흘러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장기채권을 우선 최우선 순위로 매수를 해서 경기침체에 대한 대비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경기침체가 왔다면 채권의 가격은 상승, 주식의 가격은 하락하는 방향으로 흘러갈텐데, 그 때 가격이 오른 채권을 매도해서 좋은 우량주를 싸게 살 기회를 잡는 것이 일단 이 흐름에 대한 저의 계획입니다.
매수/매도 내역
위에서 길게 언급한 저의 큰 계획은 9월 중순에 나온 계획입니다. 그래서 9월 초에 매수한 내역은 현재 제가 계획하고 있는 그림과 맞지 않은 매수였습니다. 9월 말에는 미국 장기채권 ETF를 매수하기 시작했고, 현금흐름이 그리 좋지 않은 중소형주 유니티를 매도를 했습니다.
이번 계획을 크게 세우면서, 매크로 시장이 전혀 받쳐주지 못하는 시장에선 Bottom-Up 투자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매크로 시장이 받쳐줄때는 Bottom-Up을 통해 차별화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좋지만, 매크로 시장이 무너질때는 Top-Down 방식으로 차별화된 이익보단 손실의 최소화를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니티는 이미 크게 하락한 상황이지만, 더 큰 하락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다고 생각을 했기에 별 미련없이 이번 장에서 매도를 했습니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매크로 시장이 회복되기 전까지 유니티와 같은 중소형주는 일단 자체할 계획입니다.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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