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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하늘/도서리뷰

도서리뷰 : 제로투원 |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2021. 9. 28.

도서리뷰-썸네일

 

안녕하세요. 유월입니다.

 

오늘 리뷰를 해 볼 책은 피터 틸의 강의 내용을 집대성한 <제로 투 원>이라는 책입니다. 피터 틸은 과거 페이팔을 창업했던 창업자 중에 한 명이며, 그 이후로는 링크드 인, 페이스북 같은 유망한 기업에 성공적인 투자를 이뤄냈으며 본인은 팔란티어를 창업하고 현재 회장으로 역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새로 창업을 하는 기업가에게 스타트업에 대한 성장 전략과 과거 자신이 느꼈던 여러가지 교훈을 정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다루었길래 독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지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Competition is for Loser

 

Competition is for loser(경쟁은 패배자들을 위한 것이다). 피터 틸이 이 책에서 강조한 제일 유명한 말은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입니다. 이 말은 사실 가볍게 들어 넘길 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성공한 기업의 본질을 꿰뚫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독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미국의 스탠다드 오일같은 독과점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저런 독과점을 하면 이젠 정부에서 그 기업을 분할해버리니 조심해야 합니다. 왜 경쟁을 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것일까요.

 

아직 경쟁 상태에 있다면 기존의 이익도 경쟁을 위해 소모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D램 반도체 시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D램 반도체는 비교적 시장에 대한 접근이 쉬워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러다 경쟁이 계속 치열해지다보니 치킨 게임이 시작됩니다. 경쟁자를 죽이기 위한 가격 경쟁이 시작된다는 것 입니다. 이런 치킨 게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계속 줄어듭니다. 반면에 엔디비아의 경우엔 경쟁자가 사실상 거의 없다보니 반도체 시황이 어떻던간에 실적이 계속 좋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피터 틸이 말하는 독점 기업은 4가지의 고유한 특성으로 나뉩니다.

 

 

1. 독자 기술

압도적인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피터 틸이 제시한 대표적인 사례는 구글입니다. 과거 구글이 검색엔진을 최초로 만들고 아직까지 그 지위를 보유할 수 있었던 저력은 다른 검색엔진보다 월등히 좋은 성능을 보유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야후나 빙처럼 후발주자의 추격을 쉽게 따돌릴 수 있었던 것 입니다. 우리가 고객이라고 생각해도 압도적으로 우월한 성능을 보유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성능이 뒤떨어지는 상품을 소비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2.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 효과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수록 제품의 가치를 더 높혀주는 효과를 의미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페이스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면 우리도 페이스북에 가입을 해야 친구들과 어울릴수가 있습니다. 혼자 다른 앱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죠. 우리나라에선 카카오톡이 대표적인 사례죠. 내 주변 모든 사람이 카카오톡을 쓰는데, 나 혼자 라인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 가치가 없다는 것이죠. 

 

이런 네트워크 효과는 커질수록 강력해지만 초창기의 사용자에게 매력이 있어야 네트워크 효과의 확장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피터 틸은 초기엔 작은 시작해야한다고 말합니다. 페이스북은 과거 하버드 학생들 사이에서만 사용되면서 한 학교씩 확장해가면서 지금의 페이스북이 되었습니다.

 

3. 규모의 경제

독점기업은 규모가 더 커질수록 더 강해집니다. 판매량이 클수록 제품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고정비가 분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사례를 들어보면, 애플이 자체 반도체 M1을 설계하고 사용하는 것을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애플이 M1을 설계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대량생산하여 반도체의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애플의 제품판매가 높지 않다면 반도체를 대량생산할 수 없고 그러면 단가를 낮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4. 브랜드 전략

말 그대로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는 것 입니다. 현재 가장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기업은 '애플'입니다. 애플은 미니멀리즘 스타일의 세련된 디자인과 소비자 경험에 대한 철저한 통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광고, 프리미엄 제품 제조사에 맞는 가격 포지셔닝과 아직도 남아있는 스티브 잡스의 카리스마까지 애플은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압도적인 지위에 있습니다.

 

애플은 이런 강력한 브랜드 가치 아래, 수 많은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생태계를 통한 네트워크 효과도 누리고 있습니다. 이런 개발자들이 만든 수 많은 애플리케이션은 브랜드 가치를 더욱 상승시키며, 네트워크 효과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이 아닌 브랜드 가치부터 먼저 만드려는 시도는 위험한 전략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지만 그런 브랜드 가치를 담은 제품이 없다면 그것은 결국 무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독점 기업 만들기

 

피터 틸이 말하는 독점 기업이 되기 위해 4가지 전략이 있다고 말합니다. 

 

1. 작게 시작하여 독점하라

작은 시장부터 독점을 시도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독점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작으면 다른 경쟁기업에게 표적이 될 일도 적기 때문입니다. 

2. 몸집 키우기

이제 작은 시장에서 독점을 한 이후에 서서히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 입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처음엔 책 배송만 했던 아마존은 CD, 비디오 같이 하나하나 늘려가면서 오늘 날엔 사실상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3. 파괴하지 마라

시장을 파괴하지 말고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터 틸은 페이팔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페이팔의 결제 사업은 사실 비자카드의 업무를 일부 빼앗아 온 것 입니다. 하지만 페이팔은 시장 파괴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전체 결제 시장의 파이가 커져서 결제 시장에서 더 큰 사업 기회가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그 반대의 사례는 과거 음악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냅스터'입니다. 미국 음반업계와 제 살 깎아먹기식 싸움을 하며 음반 산업에 큰 위협을 주었고 냅스터는 오래지 않아 사라졌습니다.

 

4. 라스트 무버가 되어라

퍼스트 무버가 되어 추월을 당한다면 사실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발전을 이룩해 독점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벤처 캐피탈의 투자법

 

벤처 캐피탈은 일반적인 정규분포 형식의 수익구조를 만들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단순하게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다음, 소수의 성공한 기업을 통해서 다른 실패작을 만회해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피터 틸은 이런 투자 방식은 실패작으로 가득찬 포트폴리오가 되기 십상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벤처기업은 정규분포의 수익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수익구조는 거듭제곱의 법칙을 따라갑니다.

 

몇 안되는 성공한 소수의 기업이 나머지 모두를 합한 것보다 월등한 실적을 거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압도적으로 큰 가치를 가지는 소수의 회사를 찾는 대신 무계획한 다각화는 희귀한 회사를 놓쳐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피터 틸은 소수의 기업을 찾을때, 잠재적으로 펀드 전체의 가치에 맞먹는 수익을 올릴 가능석이 있는 회사에만 투자를 하라고 말한다. 피터 틸도 사실 이 방법은 굉장히 무서운 투자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투자대상이 이 기준에서 탈락하기 때문입니다.

 

피터 틸은 분산투자를 아예 하지말라는 말은 아닌것 같다. '기업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게 아니라 '다각화된 위험분산 전략에 부합한 회사'에 초점을 맞추는 순간, 벤처 투자자는 복권을 사는 것과 동일한 모양새가 된다.

 

마피아를 만들어라

 

세간에 널리 알려진 페이팔 마피아는 단순히 능력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팀이 아닙니다. 피터 틸은 단순히 재능있는 사람들만 모아둔 회사는 미국 로펌에서 근무할때 충분히 경험해봤다고 합니다. 개개인은 전부 매력적인 사람이지만 기업내에선 끈끈한 유대감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사무실 밖에선 서로 할 이야기도 없는 사람들이였다.

 

하지만 페이팔의 팀은 달랐습니다. 그래서 피터 틸은 팀을 구성할때 함께 즐겁게 일할 사람을 찾는 방식으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물론 재능도 중요했지만, 서로가 모여 일하는게 재미있다는 생각해야했습니다. 

 

그리고 광신도 집단이 돼라라는 말을 했습니다. 최고의 스타트업은 조금 덜한 정도의 광신도 집단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외부의 사람들이 놓친 무언가에 대해 광적으로 '옳다'라는 인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기존의 전문가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일즈를 무시해선 안된다.

 

피터 틸은 세일즈의 능력을 절대 과소평가 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세일즈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이유는 그들의 목적인 판매를 하기위해 과소평가하도록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고 말합니다. 피터 틸은 세일즈의 중요성을 아주 강조했습니다. 세일즈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결국 누군가는 팔아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피터 틸이 바라보는 컴퓨터, 그리고 AI

 

피터 틸은 계속해서 발전하는 컴퓨터와 AI가 과연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가하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피터 틸은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선 비교적 긍적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사회에서 AI의 성장과 컴퓨터의 등장은 많은 일자리를 잠식하고 인간을 대체할까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터 틸은 AI와 컴퓨터는 인간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인간이 하기 어려운 일을 보완해주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예시를 들자면 2-3살만 된 아기도 고양이와 개를 구분을 하지만 AI는 엄청난 양의 학습을 통해야만 이것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과 컴퓨터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피터 틸은 과거 페이팔에서 만든 금융사기 방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컴퓨터의 한계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도둑들이 계속해서 방지 프로그램이 잡아내는 것을 인지하고 수법을 바꿔갔던 것 입니다. 그러나 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도둑에게 속아넘어가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래서 이 때 페이팔은 1차적으로 적발해내고, 회사의 애널리스트가 최종 판단을 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이후 FBI에서 금융 범죄를 탐지하는데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겠냐는 문의가 왔다고 합니다. 이런 관계를 인간과 기계의 공생으로 피터 틸은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점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본 피터 틸은 알렉스 카프와 스티븐 코헨과 함께 팔란티어를 창업하게 됩니다. 미국의 국가기관은 CIA와 NSA는 전혀 다른 방식의 수사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CIA는 인간에게 더 의존을 하고 있고, NSA는 기계에 더 의존을 하는 수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CIA는 수 많은 데이터에서 나오는 노이즈를 처리해야해서 가장 심각한 문제를 찾아내는데에 있어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NSA는 모든 위협을 찾아내긴 하지만 누가 직접적으로 행동하고 있는지 판단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팔란티어의 제 1목표는 이런 편향을 초월하는 것 입니다. 그래서 팔란티어 프로그램은 아프칸 반군이 사제 폭탄을 어디에 심는지도 예측하고, 내부 거래를 한 임원도 찾아내며,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식중독에 맞써 싸우는 것을 도우기도 했습니다.

 

피터 틸은 이렇게 컴퓨터는 인간을 보완하는 도구로서 어떻게 더 잘 보완을 하고 인간의 업무를 도와줄지 고민을 하며 팔란티어를 창업한 것 같습니다.

 

 

마무리

 

이 책을 읽은 후 느낀 느낌은 하루라도 빨리 이 책을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몇몇 기업에 일어나는 현상(ex. 팬층이 확실히 있는 애플, 테슬라 등)을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과 필립 피셔의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을 작년에 같이 읽었다면 엄청난 투자를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필립 피셔가 성장주에 대한 보편적인 관점을 정리해줬다면, 피터 틸의 책은 성장주중에서도 기술주에 대한 관점에 대한 정리와 이런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전략을 설계해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책이 처음 나온 것도 이미 2014년입니다. 

 

피터 틸의 이러한 철학은 이미 미국의 테크기업에 보편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이런 문화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책을 통해 더 널리 개념이 보급된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일단 투자를 하고 있는 입장으로써, 기술주 투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 기술주는 일단 한 번씩 냉정하게 분석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닷컴버블 시기엔 이것이 광기로 받아들여졌으나, 이제는 단순하게 광기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그 기업 초기에 투자하고 얻을수있는 기회비용이 점점 더 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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