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월입니다.
오늘은 삼프로TV에서 본 아주 흥미로운 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영상의 썸네일에서 보다시피 제목은 '워렌 버핏이 테슬라 주식을 못 사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아주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이 영상을 보고 난 이후 느낀 점은 미국의 역사는 아주 생동감이 있다는 것인데요.
제가 생각하는 역사는 젊은 세대가 기성 세대로부터 기득권을 빼앗아오고, 그 젊은 세대는 기성 세대가 되어 다시 새로 등장한 젊은 세대에 의해 다시 기득권을 빼앗기는 것의 반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자본주의는 이러한 역사의 반복을 통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음을 이 영상을 통해 느꼈는데요. 왜 제가 그런 생각을 했는지 한 번 정리하고자 합니다.
※ 이 글은 영상을 정리한 글이나, 저의 생각 또한 섞여있으니 참고바랍니다.
미국의 동력은 기업이다.
미국이라는 국가를 보면 기업을 하기 매우 좋은 나라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회계를 조작하는 범죄는 미국에서 국가반역죄와 미성년자 성범죄와 함께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로 취급됩니다. 그 만큼 기업 범죄에 있어서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엄격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문화부터가 기업에 투자하는 것에 있어 신뢰를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미국이라는 나라는 돈 앞에서 모두가 평등합니다. 다만 절대적 평등이 아닌 상대적 평등을 추구하는 국가같습니다. 이 사람의 $1든, 저 사람의 $1든, 불법적인 자금이 아닌 이상 모두 동등하게 대접을 합니다. $2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에 맞는 대우를 더 해주고요. 기업에 대한 두터운 신뢰와 자본 앞에서의 상대적 평등은 전 세계의 자본이 미국으로 흘러들어오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돈의 국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문화가 지금의 주주 자본주의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의 1주와 저 사람의 1주는 동일하며, 더 많은 주식을 가진 사람의 발언권이 상대적으로 더 강해질 수 있는 자본주의인 것이죠. 이러한 주주 자본주의는 자본이 기업과 잘 융합되게 만들었고, 다른 그 어떤 나라보다 강대한 국가로 성장하게된 발판이 된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기업을 하기에 매우 좋은 나라, 투자를 하기 매우 좋은 나라라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이런 관점에서 기업은 비지니스를 잘해서 결과적으로 주주에게 이익을 줘야합니다. 그것이 배당이든, 주가의 상승이든 어떠한 방식으로 말이죠. 그러니 미국에서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미국의 자본주의가 유지되는 것에 있어 아주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영상을 통해 알게된 것은 이러한 주주 자본주의의 형태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3단계로 나누어서 어떻게 미국의 주주 자본주의 형태가 계속해서 진화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 각 세대별 주주 자본주의의 이름은 제가 임의로 정한 것이니 참고 바랍니다(영상을 보고 제가 임의로 분류했습니다)
전통 주주 자본주의 (1세대)
대표적인 전통 주주 자본주의는 우리가 주식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기본적인 것들과 같습니다. 경영자는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그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을 한다. 이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주 자본주의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기업은 잉여현금을 통해 주주에게 배당을 하고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해왔습니다.
이러한 전통 주주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렌 버핏입니다. 워렌 버핏은 2016년부터 공식적으로 애플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그리고 애플은 그 이후로 전체주식의 25%를 소각했습니다. 애플의 이익도 이익이지만, 주가의 상승이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인 것 입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주주 이익 극대화가 중심이 되어서 전 세계의 자본이 미국으로 흘러들어오게 된 것이죠. 기업의 이익이 경영자들의 뒷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주주에게 환원되겠구나라는 엄청난 신뢰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신뢰를 깨려고 한 사람에겐 엄청난 처벌을 하고 있고요.
빅테크를 기준으로 이러한 1세대 주주 자본주의로 분류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리콘밸리 주주 자본주의 (2세대)
앞서서 전통 자본주의가 약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을 이끌어오다가, 이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실리콘밸리에서 등장한 창업자들인데요. 이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전에는 보기 힘든 기업의 형태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먼저 그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낮아진 금리
첫번째는 계속해서 금리가 낮아지면서 돈의 가격이 싸지고 있다는 것 입니다. 이렇게 돈의 가격이 계속해서 싸지다보니 자본의 힘 또한 그에 비례해서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투자를 해줄 돈이 전보다 늘어나게 된 것이죠.
압도적인 기술력
두번째는 기술력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는 거의 모든 기업은 IT기업입니다. 전통 기업과 IT기업의 차이점은 많은 직원이 없더라도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엄청난 가치를 가진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인스타그램의 경우, 가입자 3000만명이 넘었을 당시 직원은 고작 13명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풍부한 인력과 자본을 가진 전통기업이 뛰어들어 이러한 신생기업과 경쟁을 했으나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이기는 현상까지 발생합니다.
이렇게 신생기업이 더 큰 성공을 할수록, 자본의 힘은 계속해서 약화되기 시작합니다. 이제 성공의 핵심은 자본이 아닌 기술이기 때문이죠.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이런 현상을 가장 잘 표현한 장면이 있는데요. 위의 이미지는 마크 저커버그가 투자자를 만나러 가는 장면입니다. 이미 투자자 미팅에 20분이나 늦은 상태이고, 옷은 잠옷을 걸치고 있죠. 그래도 투자자들은 저커버그에게 제발 투자를 받아달라고 빌 것이라고 말을 하고 있는 장면이죠.
그렇게 탄생한 실리콘밸리 자본주의?
그렇게 자본의 힘은 점차적으로 약해졌고, 그 자본의 힘이 빠진 공백에 기술이라는 새로운 힘이 자리를 메꾸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실리콘밸리는 기술력을 우대해주는 기업 지배구조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 시작점이 바로 차등의결권이죠. 2000년대에 창업된 빅테크 기업중에선, 현재 구글과 페이스북이 차등의결권을 도입했습니다.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이유는 기업의 본질을 알고 있고 그 기술력의 선봉에 있는 창업자의 경영권을 자본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본이 이러한 불평등을 받아들인 이유는 이런 불평등 조건이라도 실리콘밸리의 기업에 투자를 해야 더 큰 이익을 내기 때문입니다. 자본에게 있어서 수익은 모든 불리한 조건을 용인할 수 있는 최고의 면죄부이니까요.
게다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직원에게 엄청난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주주 자본주의에게 있어서 스톡옵션은 사실 주식 신주발행과 같은 소리인데,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가 희석되니 좋아할리가 없죠.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직원에게 추가보상을 해주려고하는 것이죠. 보상을 해주는 이유는 그 직원들이 곧 기술력이기 때문입니다. 그 기업의 위상은 기술력이 만들어낸 것인데, 그 기반이 무너지게 내버려둘순 없는 것이죠.
힘을 잃은 자본은 이것 또한 용인을 하게 됩니다. 이것을 용인하지 않으면 저 능력있는 직원들은 더 많은 보상을 해주는 회사로 떠나버리게 되고, 그것은 기술경쟁력의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 가치의 하락, 즉 투자자의 입장에선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게 되죠.
이게 현실 가능한 제도인가?
스톡옵션은 임직원의 동기부여 수단이니 이해가 가지만 차등의결권은 사실 장점과 단점이 명확해서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차등의결권 도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재벌이라는 특유의 경제 지배 구조를 경험한 우리로썬 도입이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에선 어떤 장점을 인지하고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일까요?
차등의결권으로 인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보유하게된 창업자가 투자자의 눈치에 못이겨 단기적인 이익을 쫓는 경영이 아닌 더 장기적이고 먼 미래의 더 큰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7억명이 넘어갈때까지 적자와 흑자를 오가던 기업이였습니다.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하는 투자자라면 2-3억명이 모였을때부터 수익을 내라고 압박을 하거나, 창업자를 쫓아내는 일을 벌였을지 모릅니다. 이렇게 장점이 있지만 물론 미국에서도 걱정하고 있는 단점들이 있습니다.
바로 세습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내에선 나름 엄격한 도덕적 규칙이 있다고 합니다. 창업자 스스로 경영권 세습을 어렵게 또는 불가능하게 조항을 만들어뒀기 때문입니다. 팔란티어의 경우, 창업자 3명이 차등의결권을 나눠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누군가 회사를 떠나거나 죽으면 회사의 차등의결권은 자동적으로 남아있는 사람 위주로 조정이 되게 됩니다. 구글의 경우에는 세습을 할 의향이 없는지 경영의 일선에서 물러난 지금, 현 CEO인 피차이에게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고 경영에 관해 별로 간섭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습을 하지않은 불문율이 존재를 하나 이런 예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바로 WeWork의 창업자인데요. 이 창업자는 어느 순간부터 경영을 방만하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로인해 결국 상장이 연기된 적이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이러한 케이스가 늘어나면 차등의결권의 조항이 나중에는 좀 더 복잡 다양해지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WeWork 창업자는 결국 차등의결권의 권리를 축소하고 회사를 떠났습니다.)
이렇게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2세대 주주 자본주의까지 한 번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다음 세대의 주주 자본주의는 아직 완성이 된 자본주의의 형태가 아닙니다. 또 새로운 젊은 세대가 새로운 기술을 통해 새로운 자본주의를 만들려고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데요. 그러니 이 3세대 자본주의는 주의깊게 바라보셔야 합니다.
다가오는 새로운 3세대 자본주의
실리콘밸리에서 생긴 2세대 자본주의는 자본가가 돈만 있다는 이유로 다 가져가는 것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기서 멈추지않고 이러한 개념을 더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가상화폐를 이용한 새로운 시대의 자본주의인데요. (이게 바로 요즘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Web 3.0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래 성공한 IT 플랫폼 기업의 핵심 전략은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을 자신의 서비스 안에 모으는 것을 말하죠. 사람이 많이 모여 있으면, 그 안에서 부가적인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우리나라 기업을 예로 들면 카카오가 대표적입니다.)
우리는 카카오톡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 무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이라면 수익을 내야하는데 어떻게 무료가 가능한 것일까요? 그것은 카카오톡이 카카오내에서 네트워크 핵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무료 서비스를 통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필수 앱이 되었죠. 그리고 카카오는 이 메신저를 계속 무료로 둔 채,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합니다.
광고부터 시작해서 이모티콘 판매, 카카오 선물,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TV 안하는게 없죠. 이렇게 빠른 확장이 가능했던 것은 카카오톡이라는 네트워크의 중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확장을 통해서 카카오는 IT 플랫폼 기업이라는 지위까지 올라가게 되었죠.
이제 실리콘밸리에서는 이 네트워크 효과를 더 높일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바로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가상화폐라는 일종의 보상을 지급하는 것이죠. 다시 메신저를 예로 들겠습니다. 어느 날 유월톡이라는 새로운 메신저가 나왔습니다. 이 메신저는 특이하게 사용을 하면 할수록, 사용자에게 가상화폐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그 가상화폐는 유월톡에 대한 주식으로도 인정이 됩니다. 이게 현실 가능하다면 수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에서 유월톡으로 넘어오려고 할 것 입니다. (카카오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즉 다시말해 실리콘밸리는 투자자와 기업의 이해관계자 뿐만이 아니라 이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서 이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낸 참여자에게도 가상화폐를 통한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는 다시 자본에게 투자를 하고 싶으면 이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실제로 이런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직 논란중...
이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한 사용자 보상체제, 다시 말해 Web3.0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얼마전에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인사들이 이것을 두고 설전을 벌였는데요. 가상화폐에 긍정적인 트위터와 스퀘어의 창업자인 잭 도시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예상외로 이 Web3.0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잭 도시의 경우는 Web3.0은 탈중앙화조직을 주창하지만 결국 벤처캐피탈과 투자자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고, 일론 머스크는 Web3.0은 단순히 마케팅 유행어로 보인다는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습니다. 가상화폐에 호의적인 이 두 사람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정해진 미래가 아닙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도전이고, 실패를 할 가능성도 염두를 해야합니다.
마무리
이렇게 미국의 주주 자본주의가 변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글을 정리해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기술주에 투자 비중이 높은 저는 이 영상을 통해서 실리콘밸리 지분 구조에 대한 인과관계를 조금이나마 알게된 계기였고,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어떤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지에 알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유튜브에서 핫한 Web3.0이라는 개념이 이 자본주의의 변천사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Web3.0 지지론자들의 논리 또한 이해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하나 입니다. 기술에 의해 사회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세상은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저는 단순히 자본주의가 너무 오래된 이념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자본주의 또한 기술의 발전을 통해 계속해서 변화하려는 노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참 미국이라는 나라는 오래된 나라이지만 역동성이 사그라들지 않는 신기한 나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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