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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송이/나의 주식 눈송이

비자 카드(V) | 강력한 지배자인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지배자인가?

2021. 10. 13.

비자카드-썸네일

 

안녕하세요. 유월입니다.

 

지난번에 페이팔에 대해 알아봤었는데요. 페이팔에 대해 알아보니 비자라는 기업이 계속해서 영향력을 잃기만 하는 무력하게 있는 기업으로 느껴졌습니다.

 

영향력을 잃고 있는 이 상황이 코로나라는 단기적인 악재를 맞이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코로나로 인해 영향력을 잃는 속도가 가속화된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비자를 여전히 강력한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그런 평가를 받는지 궁금해졌고 비자에 어느 정도 비중을 가지고 있는 저도 이 기업과 미국의 결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좀 더 필요하다고 느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기업 개요

 

VISA는 다른 기업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설립이 되었습니다. 비자카드는 1958년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에서 BankAmericard라는 최초의 신용카드를 출시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만 사용 가능하던 이 카드를 전국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BOA가 독점 라이선스를 포기하고 21,000개의 금융기관과 합작을 하여 네트워크를 꾸려 전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한 법인이 오늘날의 VISA가 되었습니다. BOA가 설립한 VISA에 대항하기 위해 다른 금융기관들이 설립한 회사가 결국 오늘날의 MasterCard입니다.

 

기업 명이  VISA인 이유는 이 세상 어느 언어로 똑같이 발음되는 단어라서 이 단어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미국 카드 결제 시스템의 구조

 

우선 비자카드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미국의 오프라인 카드 결제 시스템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당사자-모델
4당사자 vs 3당사자

미국의 카드는 크게 3당사자 모델과 4당사자 모델로 나뉘어 있습니다. 비자카드는 4당사자이지만 한국은 3당사자 체계이므로 3당사자부터 설명을 시작해보겠습니다.

 

  • 3당사자 모델
    한국 신용카드를 생각하면 3당사자 모델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 : 카드회원, 카드를 받는 매장 : 가맹점 그리고 신용카드사로 총 3개의 당사자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카드회원은 말 그대로 결제를 하고 구매를 하는 사람입니다. 가맹점은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이고요. 3당사자 구조에서 신용카드사는 카드회원에게 카드를 발급해주고, 결제한 금액을 납부받습니다. 그리고 가맹점에겐 가맹점 결제 수수료를 받고, 가맹점에 구매 대금을 전달해줍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모든 소상공인들이 모든 카드사에 대한 가맹가입을 하는 게 어려워 가입 대행을 해주는 업체가 바로 VAN 사입니다. 대표적인 VAN사로는 NICE, KICC, KISN 등이 있습니다. (온라인 결제는 PG사를 통합니다.)

    미국에선 AMEX, DISCOVER 이 두개의 카드사는 3당사자 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폐쇄형 결제구조로도 부른다.

  • 4당사자 모델
    4당사자 체제는 카드회원, 가맹점, 카드발급사 그리고 매입/처리사 총 4개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4당사자 모델의 장점은 가맹점↔매입/처리사, 매입/처리사↔카드 발급 사간의 경쟁관계가 형성되어 정부의 개입이 없어도 시장원리에 의해 수수료가 책정될 수 있습니다. 

    초창기 신용카드는 항공사, 백화점 등이 각각 발행하는 회원 카드와 비슷한 개념으로, 소비자는 각 회사별 카드를 종류별로 소지하고 별도의 청구서를 받아 각각 결제하는 불편함이 매우 컸고 이런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개발하는 회사가 필요해졌고 그리하여 카드 발급사에서 해로 카트 네트워크를 전담하는 회사가 따로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카드 발급사에서 매입/처리를 하는 부문도 따로 분사를 하게 되어 지금의 4당사자 모델이 되었습니다.

4당사자 vs 3당사자

좌측의 카드는 좌측 상단에 카드 발급사 그리고 우측 하단에 카드 네트워크사가 표기가 되어있습니다. (4당사자) 반면에, 우측의 AMEX 카드를 보면 우측 하단에 별도의 네트워크사가 표기가 되어있지 않은데 이런 경우는 3당사자 체제를 이용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비자(V)는 4당사자 체제에서 결제 네트워크를 맡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결제 시장의 혁신속에서 비자는 안전할까?

 

간단하게 미국의 결제 시스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러한 4당사자 체제에 불편함에서 시작된 핀테크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 2곳이, 바로 페이팔과 스퀘어인데요. 

 

과연 이런 금융 혁신 속에서 비자는 안전할까요?

 

결제수단별-밸류체인
결제 종류별 밸류체인 출처 : 삼성증권

 

그래도 이 결제 네트워크의 힘은 아직 강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중에서는 유일하게 수직계열화를 이뤄냈습니다. (페이팔 잔고 결제의 경우만) 그 이외에 다른 카드결제는 모두 여전히 기존의 카드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안정적인 위치에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비자는 글로벌 1위 카드 네트워크사로서 신용카드 구매액 기준 40%가 넘는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비자가 진출하지 못한 중국을 제외하면 50%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Cashless 사회가 오면 올수록 수혜를 입는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피터 틸도 페이팔을 초창기에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페이팔로 인해 점유율을 조금 잃었을지는 모르나 온라인 결제가 더 대중화됨으로 결제 시장이 더욱 커져 비자도 결국 수혜를 입게 되었다고 언급을 했었습니다. 그만큼 그들이 만든 이 네트워크의 힘은 결제시장이 점점 커질수록 수혜를 계속해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가 나온다고 해도 결국엔 신용카드를 등록해서 사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비자의 네트워크를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비자의 수익구조

 

그렇다면 비자(V)는 어디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을까요? 비자의 수익구조에 대해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자의 수익구조는 크게 3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서비스 매출 (비자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 데이터 프로세싱 (거래 관련 정보처리와 보다 간편한 결제 지원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 국제거래 (국가간 결제 정보 처리 및 환전 관련 서비스 수수료)

 

서비스 매출


비자의 서비스 매출은 은행과 같은 기관이나 비자의 결제 솔루션을 원하는 파트너사로부터 창출되고 있습니다. 회사의 결제 서비스와 관련된 승인 및 청산과 같은 매출은 이곳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데이터 프로세싱 매출

 

비자의 데이터 프로세싱 수익은 대부분 카드 사용자들이 카드를 사용하면서 수익이 창출되고 있습니다. 정산, 승인, 네트워크 접근 등 이와 같은 서비스로 창출된 모든 수익은 데이터 프로세싱 수익으로 분류됩니다. 2021년 1분기에는 이 데이터 프로세싱 부문 매출이 다른 부문보다 더 컸습니다. 

 

국제 거래 매출

 

마지막은 국가간 거래로부터 나오는 수익입니다. 비자카드로 해외 직구를 하게 되면 이 거래에서 비자는 환전 수수료를 받아갑니다.

 

 

이렇게 비자의 수익구조에 대해 한 번 알아봤습니다. 비자는 생각보다 굉장히 튼튼하고 다른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비즈니스 구조를 가진 것 같습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어서 새로운 도전자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이즈의 경쟁자로는 역시 중국의 유니온페이 정도가 있을 것 같은데 유니온페이는 중국이나 중국 주변 국가에 한정적으로 영향력을 펼치고 있고 다른 유럽이나 미국에는 별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 그렇게 큰 걱정이 되지는 않습니다. 

 

압도적인 지위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수익

 

비자는 이렇게 압도적인 지위에서 압도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비자 수익구조의 가장 큰 장점은 한 번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큰 유지비용 없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큰 유지비용 없이 지속적인 수익은 곧 엄청난 이익률을 의미합니다. 과연 비자의 이익율은 어느 정도일까요? 

  • 매출 총 이익률 : 78%
  • 영업 이익률 : 64.6%
  • 순 이익률 : 46.6%

(2021년 10월 13일에 Finviz에 있는 수치입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시가총액이 $200B(약 200조)이 넘는 S&P500 기업 41개 중 워렌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 다음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비자는 이 엄청난 현금 창출 능력을 가지고 어떤 것을 하고 있을까요?

 

 

1. 주주친화정책

 

역시 이런 현금창출 능력으로 비자는 엄청난 주주친화 정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영업이 타격을 입기 전인 2019년 4분기에만 비자가 매입한 자사주 1300만 주 약 $2.3B, 분기 배당인 $700M까지 더하면 4분기에만 $3B를 주주에게 환원했습니다. (주주 환원율 91%)

 

2. 파트너사 인센티브

 

비자는 마진의 많은 부분을 고객 인센티브로 지불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계속해서 고객이 비자의 고객으로 남아있게 하려는 유인책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엄청난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데요. 2021년 1분기에는 $1.99B, 2분기에는 $1.7B라는 엄청난 금액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익의 공유가 비자의 네트워크 효과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3. 공격적인 M&A

 

많은 사람들은 간편 결제가 많아지고 가상화폐 시장이 계속 성장한다면 비자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약해질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비자도 자신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좌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비자는 많은 인수합병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자-인수합병
2015년 이후 비자의 인수합병

 

※ Plaid의 경우, 반독점 소송으로 인해 인수합병을 포기했습니다. 

 

 

마무리

 

이렇게 오늘 비자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비자라는 기업을 아주 잘못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핀테크의 혁신이 비자에 엄청 큰 위협을 가져다주는 줄만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았고 비자가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되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살면서 사용하는 체크카드나 신용카드의 사용이 막힌 적이 있으셨나요? 빈번하지는 않지만 몇몇 은행이나 신용카드사를 비롯해 심지어는 간편결제앱에서 발생한 장애로 인해 특정 회사의 카드를 사용하지 못한 적이 있는데요. 저는 살면서 단 한번도 비자의 네트워크망에 문제가 생겨 결제가 안되었다는 이야기를 단 한번도 듣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당연한 인프라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비록 코로나를 맞이해 국가간의 결제 그리고 전체적인 결제의 볼륨이 줄어들었다고 하나 비자의 네트워크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핀테크의 혁신이 계속되고 있어 Cashless 사회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비자는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자연스럽게 수혜를 받는 기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만간 비자의 실적발표가 다가오는데요. 그 때 또 비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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